[이상무 /음악 평론가] 샤이니, 엑소, 방탄소년단 등의 인기 보이 그룹 콘서트 티켓팅에 불법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전문적인 조직이 개입하여 표를 매점매석하는 현상에 대하여 말들이 많다.

얼마 전에는 자유한국당 윤한홍 의원이 매크로 프로그램 부정 사용 금지 법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하였다.

윤한홍 의원 / 사진 출처 = 공식 페이스북

일단 다 맞는 말이고, 강력하고 정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사실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작년 말에는 일본의 아티스트들도 티켓 불법 전매에 관련하여 규탄 성명을 발표하였으니 우리 만의 문제를 넘어서기도 한 상태이다.

그러나 업계 관련 종사자들이나 기자들이라면 모두가 아는 가장 중요한 사실 하나는 전혀 거론되지도 않고 어디에서도 문제 제기가 없다.

바로 '공연장 대관의 조건부 티켓 꺾기'이다.

마치 은행에서 대출 시에 담당자에게 몇 퍼센트를 꺾기하는 하는 것이 오랜 관행인 것 처럼, 주요 공연장을 대관하려면 공연 기획사가 대관 담당 기관 혹은 담당자에게 전체 티켓의 일부, 특히나 조기 매진이 예상되는 인기 아티스트의 경우 대개 100장에서 300장 정도를 소위 꺾기로 건네는 것이 관행이다.

이렇게 건네진 꺾기 티켓은 암표 조직에게 깡 (할인 가격)으로 현금을 수수하고 넘어 가서,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적게는 액면 가격의 2배로 시작하여 수십배를 넘는 가격에 불법 판매가 된다. 티켓과 현금이라는 종이로만 움직이는 거래여서 현장을 잡기 전에는 흔적이 없다.

엑소나 BTS 정도의 초인기 아이돌들의 공연이라면 액면가가 대략 10만원이 넘기 때문에 100장 만 꺾기로 받아도 1천 만원이 되고, 이를 평균 10배로 되팔 경우에는 1억이 된다는 계산을 쉽게 할 수가 있다.

결국, 공연 기획사, 공연장 대관 담당 기관 그리고 암표 조직은 크게는 하나의 세트로 공생 관계라는 이야기다. 그러니 이 부분을 몇몇 기자가 파헤치려 노력한 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에는 벽에 부딪쳐 용두사미가 되고 말게 되어 있다. 모두가 한통속 일 때,  연예부 기자들 역시 새로운 직장 알아 보기 전에는 더이상 파고 들어갈 수가 없다는 이야기다.

미국에서는 티켓 전매 즉 리셀러가 불법이 아니다. 모든 인기 공연장 앞에는 티켓을 얼마에 판다는 플래카드를 든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메이저 리그나 NBA의 주요 특히 포스트 시즌 경기는 몇십배가 아니라 몇백배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구매 여부는 각자 알아서 판단할 문제일 뿐이다.

어느 방식이 옳다고 나로서는 판단이 잘 서지를 않는다. 단 티켓 꺾기는 어느 기준으로 보아도 근절되어야 한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한 티켓 싹쓸이가 규모와 액수에서 더 크기는 하지만, 공무원들이 개입된 악질적인 사회 관행이라는 점에서는 '티켓 꺾기'야 말로 우리 사회의 기생충과도 같은 범죄행위이다.

( ** 라이브엔은 2017년 3월 부터 MBC 방송작가, 싸이더스 iHQ 영화제작 본부장을 거쳐 현재는 음악 평론가 겸 기자로 활동 중인 이상무 씨의 케이팝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