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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관] ‘그랜드파더’ 비정한 사회를 향한 분노, 어린 노장의 마지막 전쟁…꽃할배 박근형은 잊어라!

기사승인 2017.08.23  00:4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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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KBS 1TV ‘독립영화관’에서는 영화 ‘그랜드파더’가 방영된다.

■ 방영작품 정보

- 감독/각색 : 이서

- 출연 : 박근형, 정진영, 고보결

- 특별출연 : 박정범, 이승연, 김기연

- 장르키워드 : 액션느와르, 드라마

- 시간 : 91분

- 개봉 : 2016년 8월

■ '그랜드파더' 줄거리

“아빠도 할아버지가 죽인 거예요. 자식을 버렸잖아요.”

월남전 참전용사인 기광은 공장에서 출퇴근 버스를 운전하며 살고 있다. 어느 저녁,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아들의 자살 소식을 들은 기광은 장례식장에서 까만 눈을 낯설게 반짝이는 손녀, 보람을 만난다.

“네 아빠는 자살하지 않았다.”

아들의 갑작스런 죽음이 석연치 않음을 직감한 기광은 얼음처럼 차갑기만 한 손녀에게 아빠가 자살로 죽지 않았음을 밝혀주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결정적인 단서를 얻게 되는 기광. 그러나 진실에 다가갈수록 슬픔은 분노로 바뀌는데… 남은 생을 걸고서라도 지켜줘야 할 단 한 사람을 위해 목숨을 건 사투를 준비한다.

사진 제공 : KBS

■ '그랜드파더' 한국의 대배우 박근형

1959년 연극 '꽃잎을 먹고 사는 기관차'로 데뷔하여 57년의 연기 인생을 뚝심 있게 살아가고 있는 배우가 있다. 올해 77세의 연기자 박근형이다. 여전히 TV, 영화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여타의 배우들이 5, 6년간의 휴식기를 당연시하는 것과는 반대로 1년의 공백도 없이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쌓아 온 연기 장인이다.

영화, 드라마, 공연에서 단역, 조연, 주연을 망라하여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만 약 300여 편인 이 대배우는 명실 공히 한국 영화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혹자는 그를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명배우라고 칭하기도 하고, 연기의 카리스마와 깊이감을 빗대어 한국의 클린트 이스트우드라고 칭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50여 년간 1년도 쉬지 않고 선보여 온 그의 명연기를, 우리는 너무 쉽게 볼 수 있다는 이유로 과소평가해 온 것은 아닐까.

선배, 후배 연기자들은 말한다. 박근형이라는 배우는 상상을 초월하게 부지런하며 누구보다도 연기에 대한 열정과 욕심이 많은 연기자라고. '그랜드파더'를 준비하면서 그는 버스운전기사라는 캐릭터의 직업을 철저하게 연기하기 위해 제작팀에서 부탁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 버스운전면허를 취득하는 노력을 기울였으며, 스스로 캐릭터를 위해 살을 찌웠다.

또한, 30도가 넘는 폭염에 갑작스러운 혈압상승으로 두 번이나 응급실에 실려갔음에도, 응급조치 후 다시 촬영장으로 복귀하는 투혼을 발휘해 제작팀들을 감동시켰다. 이는 그가 얼마나 프로페셔널한 연기자이며 존경 받을 수밖에 없는 어른인지를 느끼게 해주는 일화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가 특별한 이유는 대체 불가능한 그만의 연기력 때문일 것이다. '그랜드파더'의 이서 감독은 카메라가 돌아가는 순간 폭발적으로 응집되던 에너지와 눈빛을 잊을 수 없었다며, 그의 연기의 내공은 하루아침에는 이룰 수 없는 그 무엇이었다는 말을 전한다.

지금의 자리에 머물지 않고 끝없이 연구하고 도전하는 박근형은 이 시대에 좀처럼 발견하기 어려운 진정한 프로이며, 그의 연기 인생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랜드파더'는 그로부터 시작되었으며, 그가 아니었으면 만들어질 수도 없었을 영화이다

■ '그랜드파더' 비정한 사회를 향한 분노 어린 노장의 마지막 전쟁

'그랜드파더'는 베트남참전용사로 활약했지만, 영광을 뒤로한 채 아픈 기억과 상처를 지니고 살아가는 노장의 일상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잔잔하게 시작된 영화는 아들의 죽음이라는 비극적 사건으로 전환점을 맞는다. 타살인지, 자살인지 모호한 아들의 죽음. 그 비밀을 밝히려는 아버지이자, 마지막 남은 혈육인 손녀딸을 구하기 위해 나선 노장의 고군분투로 이어지는 '그랜드파더'는 이전까지는 보지 못했던 한국영화의 새로운 장르를 보여준다.

최근 제작된 영화 속 노인의 이미지는 대부분이 인자하거나 따뜻하고, 삶을 관조하는 전형성을 띤 캐릭터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영화 '그랜드파더'의 주인공 ‘기광’은 스테레오타입의 노인캐릭터를 탈피해 비뚤어진 사회를 향한 분노를 분출하는 새로운 캐릭터이다. 77세의 노배우는 더 이상 어르신이나 회장님이 아니라 비열한 사회를 향해 자신의 목숨을 걸고 고독한 전쟁을 치르는 노장으로 분해 지금까지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독보적인 신 캐릭터를 탄생시킨다.

이 영화의 제작자인 정윤철 감독은 묻는다. “지금껏 노인들의 웃음과 사랑에 뜨겁게 화답했던 관객들은 이제 한 노인의 냉혹한 분노 앞에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그것이 관객들의 마음속 어떤 뇌관을 때려줄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총을 든 꽃할배의 이미지는 분명 2016년을 대표하는 영화적 장면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그리고 관객들은 궁금해할 것이다. 왜, 무엇이 과연 그를 그렇게 만들었는지…”

■ '그랜드파더' 리얼하게 다가오는 극사실주의 영화

최근 사회는 대중들의 공분을 일으키고 있는 사건들이 만연해 있다. 묻지마 살인, 여혐살인, 자살위장, 청소년범죄, 미성년 성매매 등 하루가 멀게 끔찍한 일들을 마주한다. 이런 가운데, 우리는 불안정한 사회의 분위기를 어쩌면 애써 외면하고 무감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랜드파더'는 주변에서 벌어져 왔던 현실범죄를 모티브로 한 영화로, 할아버지와 손녀의 소통이라는 휴먼드라마 틀 속에 공권력이 외면한 사회에 기생하는 독버섯을 응징하는 노장의 액션느와르이다. 아들의 죽음을 둘러싼 비밀을 파헤치면서 드러난 추악한 진실은 우리 사회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전부라고 여기며, 먹고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작은 죄를 짓는 것쯤은 당연하게 여기며,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는 사람들의 모습은 관객들을 뜨끔하게 한다. 영화 속 악역 ‘양돈’(정진영)이 “내가 안 해도 다 해쳐 먹는다 말입니다.”라고 말하듯 어쩌면 이들은 우리 자신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배우 박근형은 '그랜드파더'에 도전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고도화된 사회 속에서 우리가 웃고 즐기는 동안 누군가에게 의도치 않은 위해를 가하게 되는 아이러니가 생기기 시작했다. 우리의 삶 자체가 누군가에게 해를 끼치고 있지는 않은가 라는 생각이 들게 한 시나리오였다.”라며 노배우의 사회에 대한 진보적인 통찰과 식견을 전한 바 있다.

힘없는 노인의 목숨을 건 응징. 이 사회적인 약자가 불가능한 싸움에 나설 때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영화가 던지는 묵직한 물음은 바로 내 옆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을 무심히 바라보던 관객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던져준다.

■ '그랜드파더' 세대 간의 교감과 소통이 필요한 시대

가족 간의 갈등과 소통에 관한 이야기는 많은 영화의 단골 주제이자 메뉴이다. 그만큼 많은 이들에게 가족, 혹은 혈육은 이름만으로도 만감을 불러일으키는 복잡한 단어이자 의미일 것이다. '그랜드파더'는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이제까지 좀처럼 한국영화에서는 다루어지지 않았던 할아버지와 손녀의 교감과 소통이라는 새로운 드라마를 제시한다.

영화 속 ‘기광’은 홀로 살아가는 노인이다. 고엽제 후유증으로 스스로 가족을 등진 후 체념한 삶을 살아가던 그에게 날아든 아들의 자살 소식. 낯선 할아버지의 존재를 반가워하지 않는 손녀이지만, 손녀라는 이름의 혈육이 다가왔을 때 노인은 변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영감이라고 불리던 늙은 노인은 서서히 피붙이에게 애틋한 정을 느끼는 진정한 할아버지로 변해 죽음조차 불사하게 되는 ‘그랜드파더’로 우뚝 선 노병의 모습이 되는 순간, 우리는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느끼게 된다.

배우 박근형은 “비록 영화였지만, 남겨진 ‘보람’이 가슴이 아파서 심지어 잠도 오지 않는 밤도 있었다. 이 아이가 살아갈 험악한 세상에 어떤 보호막을 쳐줄 수 있을까에 대해 고심하던 밤들이었다. 이 모든 아이들이 우리의 아이들이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영화 속 ‘기광’과 배우 박근형이 한마음이 되는 순간을 고스란히 담은 감동적인 멘트가 아닐 수 없다. 비정한 사회를 향한 분노와 함께, 혈육을 위하는 노병의 거대한 사랑까지 느끼게 할 영화 '그랜드파더'는 드라마의 긴장감과 더불어 뭉클한 감동까지 전할 올 여름 최고의 감성느와르이다.

■ '그랜드파더' 연기인생 50년 박근형 vs 정통연기파 정진영

박근형과 정진영이 만났다. 매 작품 독보적인 아우라로 명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연기 인생 50년이 넘는 관록의 배우 박근형과 코믹, 액션, 멜로 등 맡은 역마다 캐릭터 그 자체가 되는 정통연기파로서 영화의 신뢰도를 높여주는 무게감 있는 배우 정진영이 어떤 시너지를 냈을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랜드파더'에서 이들은 아들의 죽음을 파헤치려는 자와 묻어두려는 자로 만나 뜨거운 연기 앙상블을 보여준다. 특히 정진영은 박근형이 주인공이라는 말 한 마디에 고민도 하지 않고, 역할을 수락할 정도로 박근형이라는 배우에 대한 존경을 숨기지 않았다. 연기의 장인과 정통연기파 배우의 명연기 대결이 기대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다.

■ '그랜드파더' 꽃할배 박근형은 잊어라! 박근형의 장도리 액션

'그랜드파더'는 공간적인 요소를 활용하여 서스펜스를 극대화하면서 총을 쏘고 망치를 휘두르는 액션이 영화 '올드보이'의 장도리액션을 연상케 하는 강렬한 인상을 준다. 하지만 '그랜드파더'의 액션연기가 여타의 영화와 다른 지점은 스타일리쉬한 액션에 방점이 찍힌 것이 아닌, 주인공의 처절한 감정과 왜 그런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공감의 포인트가 영화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감독은 이 영화의 액션에서 무엇보다도 주인공의 분노와 광기를 여과 없이 표출해내는 것에 중점을 두었고, 그를 위해 리얼하고 순화되지 않은 액션연출을 의도했다고 전했다. 풍부한 스토리와 폭발적인 감정, 그와 결합한 잔혹액션연기는 이 영화의 중요한 관람포인트이다.

■ '그랜드파더' 떠오르는 신예들 : 고보결 & 오승윤

드라마 '프로듀사'에서 통통 튀는 매력을 소유한 밝고 긍정적인 막내작가로 연기를 펼쳤던 고보결. 그녀가 영화 '그랜드파더'에서 박근형에게 총을 들게 한 어여쁜 손녀 ‘보람’ 이다. 최근 다양한 드라마를 통해 귀엽고 발랄한 이미지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그녀는, '그랜드파더'에서는 말 못할 비밀을 간직한 고독한 여고생의 모습으로 분한다.

또한 2002년 KBS '매직키드마수리'에 주인공 ‘마수리’역을 맡아 귀엽고 똑똑한 연기로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아역배우 오승윤도 '그랜드파더'에서 10대 고교일진으로 파격 변신한다. 그는 ‘기광’과 ‘보람’사이에서 둘을 괴롭히며 비밀에 결정적인 실마리를 가지고 있는 역이다.

영화 ‘그랜드파더’는 22일 밤 12시 30분 KBS 1TV ‘독립영화관’에서 방영된다.

박은철 기자 park0412@live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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