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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리브 올리브’ 뉴스 속 팔레스타인의 풍경이 전부가 아니다 “우리가 꿈꾸는 행복은 이곳에 있어요”

기사승인 2017.09.13  00: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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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KBS 1TV 독립영화관에서는 영화 ‘올 리브 올리브’를 방영한다.

■ 방영작품 정보

- 감독/편집 : 김태일, 주로미

- 영어제목 : All Live Olive

- 출연 : 위즈단 가족, 마텔, 우함마드, 마텔, 무함마드, 알리

- 장르키워드 : 다큐멘터리

- 시간 : 92분

- 개봉 : 2017년 7월

■ ‘올 리브 올리브’ 줄거리

사진 제공 : KBS

지도 위에서 사라진 땅 팔레스타인에서 살고 있는 위즈단 가족의 일상은 고단하기 그지없다. 올리브 농사를 지으며 고향 땅으로 돌아갈 날만을 기다리는 마텔, 움딸 부부, 세 명의 아들을 모두 잃고 난민촌에서 70여 년을 살아가고 있는 무함마드 할아버지, 작은 평화를 위한 저항으로 친구들을 모두 잃은 청년 알리의 일상도 마찬가지다. 언제 깨질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서도 땅을 지키기 위한 이들의 노력은 멈추지 않는데…

■ ‘올 리브 올리브’ Prologue(프롤로그)

“올리브 나무는 우리의 역사입니다. 이스라엘이 들어와서 그런 올리브 나무를 전부 뽑아버렸어요. 3천 년 역사를 지닌 올리브 나무를 다 뽑아서 우리 역사를 송두리째 지우려는 거죠.” - ‘올 리브 올리브’ 中

■ ‘올 리브 올리브’ 리뷰 (출처: 제8회 DMZ국제다큐영화제)

위즈단은 둘째 아이 출산 후 다시 직장에 복귀한다. 남편 니달은 일거리가 줄어들어 쉬는 날이 많다. 양가 부모님은 올리브 농사를 지으며 살아간다. 위즈단의 아버지는 여전히 고향집 열쇠를 간직하며 돌아갈 날을 기다리고 있다.

‘올 리브 올리브’는 이스라엘 점령 상황 속에 살아가는 팔레스타인의 다양한 일상을 담고 있다. 영화에는 가족의 죽음, 친구의 죽음을 지켜보면서도 일상을 살아내야 하는 이들의 고단한 일상과 작은 평화를 위한 저항이 공존한다.

■ ‘올 리브 올리브’ 대사 하이라이트

◉ 위즈단 가족

“아이들이 이 땅에서 살기를 바랍니다. 왜냐하면 여기는 아버지, 할아버지들의 땅이기 때문이죠. 우리가 꿈꾸며 이루고 싶은 행복은 이곳에 있어요.”

◉ 마텔

“나는 고향집 열쇠를 항상 침대 머리맡에 놓아둬요. 이 열쇠를 갖고 있으면 고향집이 내 소유인 것 같이 느껴져요. 이 열쇠를 자식들에게도 보여주며 언젠가는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말해줍니다.”

◉ 무함마드

“나는 누구인가? 나는 과연 무엇일까? 내 나라를 찾으면 그때는 내가 누구인가를 알게 될 것입니다. 팔레스타인 사람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 알리

“친구들 묘에 가서 살아있는 친구와 이야기하듯 중얼거립니다. 너희는 이 상황을 겪지 않아도 되니까 부럽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내가 죽고 나면 너희들 옆에 묻어달라고 유언했다고 넋두리도 하죠.”

■ ‘올 리브 올리브’ 팔레스타인, 올리브 나무 사이로 피어나는 끈질긴 삶의 풍경

지도 위에서 사라진 땅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이들의 일상을 고스란히 담아낸 ‘올 리브 올리브’ 속 팔레스타인의 풍경은 이스라엘의 무자비한 점령, 죽음이 일상이 되는 위태로운 공간 등 그간 뉴스에서 보아왔던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거대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민중들의 이야기를 듣는데 초점을 맞춘 이 영화는 자신들의 땅에서 쫓겨나야 했던 1세대의 기억, 죽음의 위기에 이어 실업의 위기에까지 놓인 2세대의 현실, 작은 평화를 위한 저항이 일상이 된 현실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3세대의 이야기까지, 이스라엘의 점령 이후 팔레스타인이 어떠한 상황에 놓였는지를 간접적으로 전한다.

팔레스타인의 역사적 맥락을 설명하지 않고 민중의 삶 그 자체를 보여주는 이 영화는 그렇기에 더더욱 깊은 여운을 전한다.

“이 영화는 여느 팔레스타인 관련 영화와는 다르다. 팔레스타인을 다룬 다른 영화들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표면적인 고통을 수치화했다면, 이 영화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깊은 내면의 애환까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여성으로서, 어린이로서, 노동자로서, 가장으로서, 희생자들의 친구로서, 포로로서 겪는 아픔의 세세한 부분까지, 장벽, 죽음, 실업 등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고통을 잘 표현하고 있다. 마치 우리조차도 우리의 고통을 처음 본 것과 같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수작이다.”라는 팔레스타인 현지인 ‘와웰’의 이야기처럼,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는 그들의 아픔을 가감 없이 전한다.

보다 감동적인 부분은 “팔레스타인에서 살아간다는 건 분명 고통스럽지만, 내가 꿈꾸며 이루고 싶은 행복은 이곳에 있다”, “그럼에도, 삶은 아름답다.”라며 삶을 긍정하는 팔레스타인 민중들의 모습 그 자체이다.

전통과 관습에 매여 살 것이라는 편견과 달리, 감옥으로 간 남성들을 대신해 일을 하는 등 팔레스타인을 재건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강인한 여성들의 모습, 온 세상에 불의가 근절되고 서로 미워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득 담아 진심을 다해 기도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다른 매체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진귀한 풍경들이다.

“삶과 세상에 대한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이 풍기는 향기는 특별하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사랑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 열망, 그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가려는 모습이 깊이 스며들어있다”라는 주로미 감독의 이야기처럼, 척박한 땅에 뿌리를 내딛는 올리브 나무처럼 끈질기게 일상을 일궈나가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모습은 그 어떤 영화보다 가슴 벅찬 감동으로 다가올 것이다.

■ ‘올 리브 올리브’ 기록되지 않은 이들의 삶을 통해 세계사를 재구성하다

살아남은 자들의 광주 5.18 이야기 ‘오월愛’를 시작으로, 캄보디아 소수민족의 삶을 보여주었던 ‘웰랑 뜨레이’까지, 기록되지 않은 이들의 삶을 통해 세계사를 재구성하는 ‘민중의 세계사’ 프로젝트를 이어오고 있는 김태일 감독이 이번엔 팔레스타인의 현실을 담아낸 ‘올 리브 올리브’로 돌아왔다.

“역사는 기록된 것만 남는다.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은 절대 역사에 담길 수 없다. 기록되지 않고 증언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이 시대를 시작하는 아이들에게는 다른 시선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는 제작의도를 밝혔던 김태일 감독은 그간 조연출로 호흡을 맞춰온 그의 반려자, 주로미 감독과의 공동연출을 통해 보다 깊어진 시각을 선보인다.

30여 년의 오랜 작업 과정 속에서 빨치산, 비전향 장기수, 인혁당 사건, 일본 야스쿠니 신사 전범 합사 취하 소송 등 한국사회의 아픈 역사에서부터, 농민, 노동자 등 사회 기저층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단 한 번도 거두지 않았던 김태일 감독은 “독수리의 시선이 아닌 벌레의 시선으로 세상사를 기록하고 싶다.”라는 다짐을 공공연히 밝혀 왔다.

중국집 사장으로, 시장 노점상으로, 꽃가게 주인으로, 여전히 광주에서 소소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내어 화제를 모았던 ‘오월愛’ 개봉 당시 “광주와 민중에 대해 이토록 애틋한 시선을 가진 작품은 존재하지 않았다. 특유의 뚝심과 서민적 정서로 큰 역사를 복원해 냈고 그 앞에 우리를 겸손히 돌려세운다.”(‘송환’ 김동원 감독)라는 호평을 받은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닐 것.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세계를 광활한 산맥의 풍광 속에 부조한 듯한 느낌을 자아내는 영화”(‘야간비행’ 이송희일 감독)라는 찬사를 받았던 ‘웰랑 뜨레이’에서는 반복된 전쟁과 식민의 고통을 간직하고 있는 캄보디아의 현실을 담담하게 풀어내어 깊은 여운을 남겼다.

위태로운 현실 속에서도 삶을 끈질기게 일궈 나가는 평범한 이들의 일상을 담아낸 ‘올 리브 올리브’ 또한 이름 없는 이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정치상황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삶과 생명, 꿈에 주목한다. 팔레스타인을 소개하는 미디어의 선정성은 여기에 없다. 그것은 마이크로한 세계 같지만 더 큰 목소리를 내는 방식이다.”(이용철 평론가)라는 평을 통해 ‘올 리브 올리브’가 지닌 미덕을 가늠할 수 있다.

“한국 다큐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프로젝트. 가난한 민초들의 생활사와 구술사를 통해 ‘세계사’를 다시 재구성하는 이 원대한 도전은 경이롭기까지 하다.”라는 이송희일 감독의 이야기처럼, 한국을 시작으로, 인도차이나반도, 그리고 중동지역으로까지 확대하며 이제 막 그 시작을 알린 ‘민중의 세계사’는 남미, 유럽, 아프리카 대륙 등 전 세계로 이어질 대장정의 길에 놓여 있다.

새로운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지금, 가난한 민초, 소외된 이들로부터 역사를 재편하고자 하는 과감한 시도에 주목해야 할 이유는 너무나도 명백하다.

영화 ‘올 리브 올리브’는 12일 밤 12시 30분 KBS 1TV 독립영화관을 통해 방영된다. 

박은철 기자 park0412@live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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