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 Marcel Moyse- Mozart flute concerto

플루트 : 마르셀 모이즈 (Marcel Moyse)

하프 : 릴리 라스킨 (Lily Laskine)

지금 것 통틀어 나를 사로잡은 플루트의 완벽한 음색은 ‘모이즈’ 하나이다. 나를 목관악기로 이끈 것은 랑팔과 골웨이의 음반을 접하면서였지만 그의 음반을 들어보고 지향점이 많이 바뀌었었다.

현대 플루트를 새로 정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는 위대한 연주자이자 교육자였는데 오래되고 귀한 음반을 CD로 내어준 자체가 고마울 따름이다.

플루트라는 악기를 접하게 되면 대부분 알테, 가리볼디, 퀼러, 타파넬 과 더불어 반드시 만나게 되는 모이즈의 ‘소노리테’ 라는 교본이 있다. 전공자 비전공자를 떠나 매일매일 연습을 해야 하는 음색과 톤에 관한 것으로 어떻게 해야 소리가 아름답게 나며 음과 음 사이를 넘어갈 때 어떻게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내용이 들어있는 하나의 바이블이자 텍스트이다.

악보와 글로만 접하던 그의 연주 소리가 몹시 궁금하기는 했지만 오랜 전설로만 남아있는 그를 당연히 들어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보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당시 고등학교 재학중인 시절인 나에게 우연히 노란색의 이 음반을 만나게 될 기회가 생겼는데 음반에 새겨져 있는 그의 이름을 마주하게 된 것만으로도 이미 감격스러운 것은 당연했다.

비교적 음질이 조약하기는 하나 그가 말하는 ‘소노리테’의 귀를 기울이며 경청을 하였고 역시나 이 따뜻하고 이질감 없는 음색과 톤은 나에게 커다란 충격 이었다.

깨끗하고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이 온화하게 계속 이어지는 선율은 높은 음도, 낮은 음도, 복잡한 운지도

관계없이 하나의 원처럼 모두 자연스레 흘러가고 있었는데 이것은 어디에서도 들어본 적이 없었던 것이었다.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모짜르트 플루트 협주곡 1번 & 2번이 순식간에 흘러갔고 가슴 한 켠에 나를 어루만져주고 지나갔듯 따스함만이 남아있다.

플루트의 음색이 화려하게만 들린다고 생각이 드는 이가 있다면 반드시 한번 들어봐야 할 것이다. 이 자연스레 울려퍼지는 마법의 소리를..

지나가다 우연히 길에서 듣게 된다면 피리부는 아저씨의 전래 내용처럼 나도 모르게 그를 따라가게 될지도 모르겠다.

- 음반 콜렉터 박후성 -

(다방면의 문화컬렉터로 각종 잡지 및 매체에 음반관련 글들을 싣고 있으며 현재 하이엔드 오디오를 수입하는 회사에서 부장으로 근무하며 활동을 넓혀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