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 - Final Fantasy IX ~ Melodies Of life (single)
노래  : 시라토리 에미코 (白鳥英美子)

새로운 곳에 둥지를 만들어 이사온 지도 1년이 되어가지만 집정리 상태는 크게 진전된 것이 없다. 많은 음반과 서적을 비롯하여 잡다한 추억의 궤적들이 그대로 쌓여 있는 것을 보면 한숨이 곧잘 나오기도 하지만, 그곳에서 가끔 하나둘씩 꺼내어 우연한 발견을 가장한 신선한 자극이 때로는 즐거울 때도 있다.

일본 게임만 두고 봤을때  RPG라는 장르에 푹 빠져버린 것은 친구의 꾐에 넘어가 '파이널 판타지'라는 것을 처음 접했을 때 부터였다. 그래서 아마도 '파이널 판타지 3' 때부터 이미 미디사운드의 크리스탈 오프닝부터 중독되어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해를 거듭해 시리즈가 이미 두자리수 중반으로 접어드는 시대가 되었지만 항상 파이널 판타지 만큼은 올드버전들을 선호하는 만큼 음악 또한 그러하다.

마음 속에 그려둔 우선 순위야 당연히 있지만 정리가 안된 수납장에서 제일 먼저 발견한 것은 바로 이 '파이널 판타지 IX'의 Melodies Of Life 였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1 게임기 시대의 끝자락에 나온 이 타이틀은 다소 오래되기는 하였지만 지금봐도 여지없이 훌륭하기만 하다.

새로운 세계관의 7편, 8편의 놀라운 성공에도 불구하고 다시 크리스탈 테마의 올드 스타일로 회귀하려고 했던 이 작품은 그래서인지 8편의 메인 테마였던 'Eyes On Me' 에 비하자면 크게 히트하지는 못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소중했던 곡이었다. 

밀레니엄 시대에 발매된 이 싱글 앨범은 반투명한 플라스틱 슬리브가 빠지는 형식의 쥬얼 케이스로 꽤 멋진게 나온 음반이었으며, 시라토리 에미코의 'Melodies Of Life' 를 일본어 버전과 영어 버전으로 들을 수 있지만 반드시 일본어 버전으로 들을 것을 권한다.

게임 속의 가넷 공주가 머리카락을 자르며 결심을 하고 새들이 날아갈 때의 영상이 떠오른다. 게임을 해보면 알겠지만 결코 BGM이 아닌, 판타지를 심어주기에 충분한 시너지가 있는 테마곡임에는 분명하다.   
 
- 음반 콜렉터 박후성 -
 
(다방면의 문화컬렉터로 각종 잡지 및 매체에 음반관련 글들을 싣고 있으며 현재 하이엔드 오디오를 수입하는 회사에서 부장으로 근무하며 활동을 넓혀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