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급 한파가 기승을 부리다 보니, 노땅(?) 기자인 나같은 사람은 가능한한 현장 취재를 줄이고 극장에서 영화를 보거나 혹은 집에서 VOD로 신작 드라마를 보면서 리뷰 거리를 찾게 되고 특히나 제일 좋은 대상은 비디오 게임이다.

@bandainamco

병맛이 매력인 일본 영화 '은혼'에 반하여 내친 걸음 PS4로 출시된 반다이-남코의 비디오 게임 '은혼난무'를 집어 들었지만, 아뿔싸...게임은 그야말로 망작 그 자체였고, 발매 일주일도 안되어 이미 한우리 샵에는 중고 매물이 넘쳐난다.

영화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와 '툼 레이더' 시리즈 이후, 게임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들은 가끔씩 대박을 기록하지만,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게임들은 이상하게도 대부분 망작들이다. 당장 올겨울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가 세계적으로 역대급 흥행 기록을 세우고 있는 와중에도, 게임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2'는 역시나 1주일 만에 되팔았는데....뭐 이런 이야기를 하려던 것은 아니고.....

닌텐도의 '포켓몬고'가 대박을 친 이후, 전세계 게임 산업은 비디오 콘솔 게임과 온라인 게임 중심에서 이제는 모바일 게임으로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2015년 통계에 의하면 전세계 게임 시장은 모바일 게임 시장이 206억 달러, 비디오 게임 시장이 251억 달러, PC게임 시장이 337억 달러로 추정되면서 황금의 3분할 균형을 이루고 있었지만, 2018년인 올해부터는 모바일이 가장 앞서 갈 것으로 전망이 된다.

'플레이스테이션'의 소니는 올해부터 모바일 게임 전문회사를 새로 설립하여 이 분야에서도 위력을 발휘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모바일 게임의 경우 일본, 한국,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런 류의 게임 산업 분석은 국내의 각종 연구 보고서나 통계에서 흔하게 찾아 볼 수가 있지만, 게임을 엔터테인먼트의 한 쟝르로 보면서 '원 소스 멀티 유즈' 개념으로 접근 분석한 경우는 찾아 보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한국의 선도적 게임 업체들인 넥슨이나 NHN엔터테인먼트의 매출 예상이나 시장 점유율은 인터넷을 1분만 뒤져도 깨알같이 찾아 볼 수가 있지만, 이 회사들의 대표적인 게임들이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전환되어 나가면서 본래 기획 의도대로  'One Source Multi Use'로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가는 굳이 따지고 드는 분석 보고서가 없다.

한국은 기본적으로 PC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 개발이 중심이라서, 사실 비디오 콘솔 게임들 처럼 다양한 소스로 전환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소니 처럼 영화, 게임, 드라마를 아우르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및 배급까지 모두 다루는 전문 기업도 없다. 아니 그 이전에 엔터테인먼트의 양대 축인 영화와 음악을 함께 선도해 나가는 기업도 없다. 국내에서는 SM이나 YG가 큰 엔터 기업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이돌 음악 한 분야로 버텨 나가는 아주 작은 기업일 뿐인데, 방송 영향력 때문에 대기업으로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것 뿐이다.

2천년대 이후 전세계 영화, 음악 시장은 통합 추세이다. 디즈니와 유니버설이 거의 모든 영화와 음악 레이블을 통합하였고, 공연은 라이브 네이션, 게임은 소니와 닌텐도가 이제는 콘솔에서 모바일 까지 접수 준비를 마친 상태이다. 그 시작은 1994년 스필버그, 카젠버그, 게펜이 손을 잡고 드림웍스 SKG를 만들었을 때 부터였다.

한국도 이제는 어느날 자고 일어나보니, SM과 넥슨, 그리고 CJE가 하나로 뭉쳤다든가...YG와 롯데 엔터테이먼트에 엔씨소프트가 공동 출자하는 새로운 법인이 탄생한다든가..뭐 이런 뉴스가 나와야 할 때가 아닐까? 사실 우리는 민영 지상파도 SBS 겨우 하나 뿐인 이상한 나라인데 말이다. (TV를 켜다 보면 지상파 공영 방송 채널이 지상파 민영 방송 채널보다 더 많은 전제주의 국가에 살고 있는 기분이 든다.)

총규모 1조 내외 회사로 연간 매출 1조 정도를 기록하는 기업은, 사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보면 구멍가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