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 - Kudo Shizuka - Mysterious
노래  : Kudo Shizuka (쿠도 시즈카) 

요즘 아이돌 그룹들을 보며 문득 지나간 일본 아이돌이 떠올라 집구석을 뒤적거렸다.

단연 제일 처음 발견하기를 기대했던 것은 '마츠다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 였지만 쉽게 눈에 띄지 않아 한참을 더 찾다가 황금빛 오로라의 후광이 빛나는 이 앨범을 발견하여 일단 마츠다 세이코는 다음으로 미루게 되었다.

요즘 표현으로 심쿵하게 만드는 이 앨범의 커버 재킷 하나 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녀를 처음 알게된 것은 노래를 들어서도 누군가 알려줘서도 아닌, 우연히 마주하게 된 저 사진 한장으로 시작되었다.

청순 가련해보이는 캐릭터와 더불어 모노톤의 흑백 이미지, 그리고 약간 뿌옇게 처리된 환상적인 포트레이트 같은 느낌의 커버는 지금보아도 훌륭하기 그지없다.

그렇게 사진 한장으로 시작된 여정은 책상에 참고서를 꽂아 두듯이 카세트 테이프가 하나 둘씩 자리잡게 되었으며, 지금도 CD 케이스가 지저분해질까 걱정되어 반들반들하게 소지하여 보관하고 있을 정도였다.

1988년에 발매된 'Mysterious'는 그녀의 1집으로 지금 들어보면 다소 촌스러운 느낌은 들지만 역시나 그녀의 앨범들 중에 꼭 들어봐야 할 앨범임에는 분명하다.

이 앨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곡은 '금단의 텔레파시', 이 곡 하나 만으로도 그녀의 가치는 분명하다. 데뷔 싱글곡이며 당시 난리가 난 메가 히트 싱글곡으로서 오냥코 클럽의 이미지를 바이바이~ 하듯 강렬하고 무게감 있는 멋진 곡이다.

처음 영상으로 보았을때 더욱 놀라웠던 것은 재킷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마치 '세일러문'처럼 포즈를 잡고 율동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그녀였다는 것! 

지금은 쉽게 많은 영상들을 찾아볼 수 있겠지만 근래에 부른 것이 곡의 완성도나 무대연출이 고급스러워진 반면에 거칠고 아이돌 같은 이미지가 사라진 느낌이다. 굳이 비교해서 본다면 옛 영상을 찾아볼 것을 권한다.

이 앨범에서 이외에 개인적으로 추천할만한 곡은 히트곡인 'Again'이 아닌 1번 타이틀 '슬픔의 에뜨랑제'을 권하고 싶다.

이 곡은 'Zard'가 연상되는 잔잔한 미드템포의 소프트락으로 중독성이 상당히 있으며 지금 나와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맛깔스러운 곡이다. 

책받침을 사용하던 시절, 당시 유행했던 '왕조현' 이나 '강수지'가 아닌 그녀를 받침으로 써보지 못한 것이 조금 안타깝기는 하지만 지금에서라도 이렇게 음악을 들으며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텔미와이~ 텔미와이 ~ 츄츄 텔미와이~  

- 음반 콜렉터 박후성 -

(다방면의 문화컬렉터로 각종 잡지 및 매체에 음반관련 글들을 싣고 있으며 현재 하이엔드 오디오를 수입하는 회사에서 부장으로 근무하며 활동을 넓혀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