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외출하였을 때 비디오로 'Deep Throat'를 친구들과 함께 처음 보고 충격을 받았던 그 옛날...그리고 대학에 들어가 여자친구가 생기고 (도키도키) 첫경험을 했던 그날.

평생 잊을 수 없는 여러 날들 중에서도 매우 또렷하게 기억에 남아 있는 두 날들이다.

SKE48의 '키토 모모나'에서 AV 배우로 변신하여 일본과 대만에서 스타가 되고 한국에서는 위디스크 다운로드를 통하여 지하의 포르노 스타로 발돋움한 미카미 유아가 걸그룹 멤버로서 한국 공식 데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미 작년 10월 한국에서 팬미팅을 가졌고, 12월에는 잠실 롯데월드에서 거행된 PS4 게임 '용과 같이 2'의 프로모션 행사에 등장하여 오타쿠들의 눈도장을 받은 미카미의 데뷔를, 나는 개인적으로 환영하는 입장이다.

'용과 같이 2' 발매 이벤트에서 환호하는 대만 팬들

이미 아이, 어른할 것 없이 한국의 매우 많은 남성들이 미카미의 포르노를 관람하였고, 때마침 성추행 고발 운동인 #미투 열풍이 몰아치고 있는 지금 시점이 절묘하다는 생각마저 들게 만든다.

벌써부터 일부 언론에서는 소위 대중문화 평론가라는 친구들이 나서서 프로이드부터 성 심리학까지 들먹이며 미카미의 한국 데뷔를 우려하는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21세기에 살고 있는 일반인도 아닌 대중문화 평론가가?????

'용과 같이 2' 대만 발매 기념 이벤트

여러가지를 감안했을 때, 아마도 한국의 지상파라든가 매스 미디어 혹은 CF등을 통하여 미카미가 자유롭게 활동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각종 이벤트나 포토북 발행등 팬들과 직접 만나는 행사를 통하여 미카미는 언더 그라운드에서 화제가 될 것이고, 설사 변변치 않게 용두사미로 끝난다해도, 그녀의 등장 만으로도 한국의 대중문화에는 눈에 보이는 혹은 보이지 않는 변화가 일어나게 될 것이다.

대중문화란 언더 그라운드에서 출발하여 오버 그라운드로 넘어가는 자연스러운 순환 구조를 통하여 생명이 유지되는 쟝르임에도 불구하고, 2천년대 이후 한국은 대형 기획사와 대형 영화 배급사들이 판 전체를 장악하면서, 가요, 영화, 드라마 할 것없이 시대 반영을 못하고 획일화 되어 버렸다.

취업이 어렵고 헬조선이라는 용어가 일상화 되었건만, 이를 노래하는 20대의 스타 가수가 없는 한국과 케이팝. 특히나 性에 관한 대중적 담론도 부족하고 만사 그저 규제를 통하여 해결하려는 불쌍한 관료들과 공무원들의 의식 수준.

특히나 독신자와 1인 가구가 급증하는 가운데, 여자친구를 만들 능력이나 외모가 안되지만 성욕은 살아 있는 '헬조선'의 불쌍한(?) 친구들에게, 포르노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문화 상품이라는 것을 인정해야만 한다. 포르노는 마리화나나 총기 같은 금지 대상이 아니라 이제 지상으로 올라와야 하는 "대중 문화 상품의 하나"라는 실질적 상황을 외면하면 할 수록, 수반하는 문제는 반드시 안으로 곪아 들어 간다.

미카미 유아의 한국 데뷔가 크던 작던 돌맹이처럼 굳어서 뒤에서만 수근거리던 '헬조선' 대중문화와 性 의식을, 오버 그라운드로 끌어 올리는 하나의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스스로 변화할 수 없는 경직된 문화에는 외부 충격을 가하는 수 밖에 없다고 강조하고 싶다.

[사진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