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1 - 남코의 릿지 레이서 타입 4 (OST)

누구에게나 갑갑한 도로사정 때문에 차를 버리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한 번씩은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집에 돌아가 나만의 드림카를 타고 주변 여건에 관계없이 질주를 하는 꿈을 꾸는 이들은 항상 존재하기에 '레이싱'이라는 게임의 존재는 빛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웃런' 이라는 고전 게임부터 핸들을 잡아왔었다. '그란투리스모' 등을 비롯하여 수많은 타이틀이 나오는 덕분에 요즘은 거의 실제와 같은 시뮬레이션 수준까지 퀄리티가 올라가기도 하였지만 하염없이 달려가는 순수한 게임의 맛은 덜해져 가는 느낌이다.

오랫만에 나만의 창고를 정리하다가 '레지콘' 동봉이 되어 있는 '릿지 레이서 4'를 발견하였다.

그래, 이 4편 만큼은 정말 특별한 구석이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바로 '오프닝'과 '나가세 레이코'!! 이 두 단어로 역대 레이싱 게임 중에 최고 부분에 랭크 되어야 한다고 단연코 생각이 든다. 오프닝만 아마 수백번 봤던 것 같다.

지금 보기에는 촌스러운 그래픽일 수 있지만 당시에는 굉장히 놀라운 비쥬얼이었고 언제보아도 완벽한 연출과 구성의 흥미진진한 오프닝은 펑키한 소울 감각의 사운드와 더불어 이게 레이싱 게임이야? 뮤직비디오야" 할만큼 굉장했었다.

또한 '나가세 레이코'라는 남코의 심볼이 되어버린 세기의 레이싱걸이 등장하여 뭇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오디오의 볼륨을 높이며 시작하는 인트로 구성부터 인상적이며 평상복을 입고 출근하며 겪는 에피소드와 도심속 레이싱을 잘 버무려 굉장한 작품으로 만들어 놓았는데.. 나가세 레이코양의 구두 힐이 부러지고 한숨을 쉴때.. 또 손가락을 치켜 들고 달리는 레이싱카를 세워 잡아타고 나갈때 깔리는 색소폰 소리와 더불어 같이 관람하던 친구 녀석들의 탄성은 아직까지 기억에 생생하다. 지금처럼 영상물이나 넘쳐나지 않는 시절일 때는 이 영상만을 따로 소장하고 종일 돌려놓는 일도 빈번했을 정도이다.

게임의 히트로 다음 시리즈로 이어져 나갔지만 나가세 레이코와 이 오프닝이 없는 릿지 레이서는 인기가 떨어져갈 수 밖에 없었다.

음악과 영상이 너무 좋아서 당시 소위 보따리 장수라 불리우는 어둠의 경로로 OST 음반과 나가세 레이코양의 브로마이드까지 구매했던 추억이 있다. 게임 타이틀 재킷과 OST 커버 또한 굉장히 매력적이다. 노란 바탕에 레이싱 카가 드리프트 하는 연속 장면의 컷의 조화가 멋들어지며, 공교롭게도 레이싱카의 연속 장면 속에 대수가 4대라는 점이 더욱 재미있다.

그리고 OST 또한 노란 바탕에 레이싱카들을 마치 브릭처럼 나열하여 R 모양을 만들어 놓은 것도 굉장히 멋들어지며, 담겨져 있는 멋진 오프닝 커버 'Urban Fragments' 를 들어본다면 당시도 이미 릿지레이서의 팬이 되어있을 것이다.
     

- 음반 콜렉터 박후성 -
 
 (다방면의 문화컬렉터로 각종 잡지 및 매체에 음반관련 글들을 싣고 있으며 현재 하이엔드 오디오를 수입하는 회사에서 부장으로 근무하며 활동을 넓혀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