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구 무스메' 와 'SPEED' 라는 아이돌그룹에 한창 빠져있던 때였던 것 같다.

J-POP 특유의 발음과 발성에 대해 선입견을 갖고 있던 나에게 커다란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는데 그것이 MISIA와의 첫 만남이었다.

그녀의 등장은 늘 내가 생각해 왔던 J-POP 과는 다른 신세계를 보여주었는데 그것은 읆조리는 듯하고 다소 시원하지 못한 느낌의 J-POP 가수들의 이미지를 단번에 깨주었던 것에서 시작되었다.

후에 '우타다 히카루'라는 엄청난 괴물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언제 들어보아도 이런 그녀의 존재감은 단연 영순위 일수 밖에 없다.

일본의 머라이어 캐리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그녀는 안정적이고 높은 고음역대의 R&B 또는 컨템포러리 팝을 소화해내는데, 곡의 퀄리티 또한 굉장히 높아 시대와 관계없이 언제 어디서나 최고였다.

일본 발라드의 여왕격인 그녀를 처음 만나는 것은 대부분 아마 'Everything'이라는 곡에서 부터 시작될 것이다. 공전의 히트를 한 TV 드라마 '야마토 나데시코' 삽입곡으로 눈내리는 날이면 생각이 나는 정말 뛰어난 곡으로 아마 국내에서도 제일 많이 알려진 곡이지 않을까 싶다. 역시 나 또한 이 노래가 스타터였다. 가수가 누구인지는 몰랐지만 '에브리씽'이라고만 알고 푹빠져서 항상 흥얼 거렸던 때가 있었다.

이 노래에 푹 빠져버린 이후에 그녀의 대한 새로운 맹신이 생겨 버렸다. 들어보지 않고 음반을 사도 괜찮은 것처럼 맹목적인 믿음이 생겨버린 것인데 지금까지는 이런 나의 믿음을 한번도 져버린적이 없다. 라이브 또한 완벽해서 색안경을 끼고 보려고 해도 흠잡을 것이 없는 진짜 리얼 '가수'였다.

만약 그녀의 알려진 많은 곡들을 만나보려 앨범을 산다면 소위 그녀의 바이블이라 할 수 있는 'Mother Father Brother Sister'부터 만나봐야 하겠지만 베스트 앨범격인 'love & ballards' 를 먼저 권하고 싶다.

첫 트랙 'everything'에서부터 마지막 트랙 NHK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테마송인 '果てなく屬くスト一リ' 까지 12곡중 빼놓을 곡이 단 한곡도 없을 정도로 알찬 앨범이다. 

이 중에서 오늘처럼 술한잔 곁들인 날이면 마지막 트랙인 '果てなく屬くスト一リ' 끝나지 않는 이야기가 개인적으로 자꾸 생각이 난다. 올림픽 경기와는 전혀 관계없이 시적인 가사와 함께 점점 타올라가는 노래를 듣고 있자면 눈시울이 괜히 붉어지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곡이다. 그녀의 첫 라이브영상을 이것으로 보아서일지는 모르지만 전주만 들어도 이미 중독되어 버리는 것은 비단 나만은 아니지 않을까?

'밤이슬을 바치며 꽃은 살아가는 것' 

'눈물을 바치며 사람은 살아가는 것'

- 음반 콜렉터 박후성 -

 (다방면의 문화컬렉터로 각종 잡지 및 매체에 음반관련 글들을 싣고 있으며 현재 하이엔드 오디오를 수입하는 회사에서 부장으로 근무하며 활동을 넓혀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