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 The End OF Evangelion (新世紀エヴァンゲリオン) -single

애니에서 건담을 제외하고 한마디로 모든 것을 말해 줄 수 있는 대명사를 지칭한다면 딱 한가지 밖에 없을 것이다. 에바! 바로 에반게리온!이다. 

수많은 애니에 빠져있어 이미 익숙해져 버린 나에게 또한 에반게리온은 충격 그 자체였다. 나디아 이후로 조용했던 가이낙스사에서 그야말로 새로운 시대의 트렌드를 만들어 버린 것이다

재미있고 신선한 소재의 다양한 애니들이 넘쳐나고는 있었지만 1세기 건담 이후로 문화적인 이슈로 일본 전역을 한번 뒤집어 놓을 만한 작품은 이것이 유일하지 않을까?

TV 본방 시간을 사수하기 위해서 도쿄에서 직장인들이 칼퇴근을 하며 그 시간만큼은 정적만이 감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단순 애니메이션으로 치부하기에는 엄청난 작품이었다. 

세컨드임팩트라는 세계 재앙 이후에 살아남은 인류들이 '사도'라는 괴생명체에 맞서 인간형 생체병기 '에반게리온'으로 싸워나가는 어찌보면 단순한 스토리 구성이지만 세기말적인 분위기를 바탕으로 '아키라'의 어떤 것을 연상시키는 모티브와 심리, 종교, 생물학적인 것들이 빼어난 미장센으로 버무려진 엄청난 작품인 것이다.

괴생명체 '사도' 부터 에반게리온의 디자인 또한 전례없었던 캐릭터의 스타일로서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공포, 매력을 한번에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음악 또한 빼놓을 수 없을만큼 훌륭한 편으로 오늘 골라본 것은 구 극장판중 하나인 The End OF Evagelion 싱글을 집어 들었다. 겉표지에서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는 이 훌륭한 싱글은 반드시 초회한정버전인 빨간색 아크릴케이스에 들어가 있어야 어울린다. 피빛과 어둠의 무게를 두고 펼쳐지는 커버의 분위기는 그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3곡이 들어있는 이 싱글 앨범중에 가장 좋아하는 곡은 2번째 수록되어 있는 'Komm, Susser Tod' '달콤한 죽음이여 오라'라는 곡으로 감독인 안노 히데야키가 직접 쓴 시를 바탕으로 멜로디로 녹여낸 수작으로 종교적인 분위기와 재즈 어프로치가 가미된 멋진곡이다.

20년이 지난 지금에도 끝나지 않는 이 뛰어난 작품을 바라보며 감탄을 하고 있는 이는 비단 나뿐만이 아닐 것인데 혹여나 아직까지 에반게리온을 접하지 못한 이가 있다면 늘 새롭게 다가오는 이 작품을 천천히 탐미해 보는 것도 늦지 않았다.

- 음반 콜렉터 박후성 -

(다방면의 문화컬렉터로 각종 잡지 및 매체에 음반관련 글들을 싣고 있으며 현재 하이엔드 오디오를 수입하는 회사에서 부장으로 근무하며 활동을 넓혀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