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하가 있는 북쪽의 동화나라, 오타루

마지막 날은 삿포로에서 JR 쾌속 "이시카리 라이나"를 타고 일본해의 이시카리 만에 자리하고 있는 오타루에 도착한다. 오타루는 옛날 청어잡이로 번창하였던 곳으로 그 이후에는 삿포로의 외항으로서 외국선이 정박하는 항구도시로 발전했다, 

20세기 초에는 인구 9만명을 넘는 대상업도시로 변모했으며, 외국에서 많은 물자가 오타루 항에 들어왔다. 당시의 광경을 가장 잘 남기고 있는 것이 JR 오타루 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의 오타루 운하다.

사진 출처 : 픽사베이

길이 1140 미터의 오타루 운하는 1914년부터 9년 동안에 걸쳐 완성된 곳으로 지금도 운하를 따라 옛 석조 창고군이 늘어서 있다. 운하를 따라 만들어진 돌바닥의 산책길에는 63개의 가스등이 늘어서 마치 1세기 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 또한 관광용 인력거가 있어 향수를 더해 주고 있다.

운하주변에 늘어서 있는 한 석조건물 창고에 "샤치호코"라 불리는 큰 물고기상이 붙어 있다. 이곳은 1893년 세워진 창고를 재이용한 오타루시 박물관으로, 샤치호코는 높이 1.5미터, 중량 120킬로그램의 은덩어리. 당시에는 부의 상징이었다.

박물관 관내에 들어가면 옛날 오사카에서 세토우치, 산인, 일본해를 거쳐 홋카이도에 당도한 기타마에부네 선박의 모형과 청어에 관한 자료, 실제로 있었던 근대풍의 상점들을 같은 크기로 재현한 전시물이 있다. 그 일각에는 20세기 전반의 오타루의 모습을 찍은 귀중한 도큐멘터리 VTR이 상영되고 있다.

오타루 시 박물관 주변에는 유리공예와 오르골의 미니 갤러리등의 가게가 밀집되어 있다. 오타루가 유리의 거리로서 알려진 것은 19세기 후반이다. 석유램프와 어망 부이의 제조로 번성하였지만 한때는 수요의 감소와 함께 쇠퇴, 다시 주목을 받은 것은 1970년의 일이다. 지금은 인테리어 소품과 식기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운하를 산책하면서 시키나이혼도리로 나온다. 이 주변에는 옛날"북쪽의 월가"라 불리웠던 곳으로 19세기에 세워진 서양식 석조건물이 여럿 남아 있다. 그 중의 하나는 지금도 일본은행 오타루 지점으로 사용되고 있다. 주변에는 역사를 느끼게 하는 건물과 문학관, 미술관, 미니 갤러리 등이 있다.

구 월가에서 버스를 타고 사카이마치도리를 동쪽으로. 램프와 유리공예의 갤러리 기타이치가라스 3호관과, 일본최대의 오르골 전문점인 오르골 당 등이 있는 메르헨 교차로에서 도중하차한다. 1912년에 세워진 목골벽돌식의 오르골 당 정면에는 높이 5.5미터의 세계최대의 증기시계가 있어, 15분마다 기적소리의 멜로디를 들려준다. 

갤러리를 둘러본 후 다시 버스에 올라 오타루 항 마리나 방면으로 간다. 주변에는 신선한 식품을 취급하는 시장과 약 13만 평방미터에 이르는 광대한 부지에 호텔과 레스토랑, 슈퍼와 영화관, 그리고 천연 온천까지 들어 있는 대형 상업시설 마이칼 혼모쿠 등이 있어, 현지 주민과 관광객으로 붐비고 있다.

홋카이도는 와인의 명산지로도 유명하다. 도내에는 몇 군데 유명한 산지가 있는데, 오타루도 그 하나다. 시내 여기저기에서 오타루산 와인을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