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 CITY HUNTER 91/ Original Sound Track

시티헌터, 이 한마디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이고는 한다. 이것은 동명의 영화나 드라마가 아닌 오래 전에 마주했던 코믹스에서 시작되는 것이었다.

너무나도 멋진 그림체를 시작으로 호기심을 유발하는 야한 농담과 스토리상에서 등장하게 되는 수많은 미녀들과의 조우만으로도 어린 학생의 가슴을 쿵쾅거리게 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으며, 새로운 다음 코믹스가 나올 때 즈음이면 숨겨놓고 훔쳐보듯 스릴있는 나만의 아이템으로 둔갑하기도 하였다.

단순한 성인 코믹물로만 보기에는 꽤 무거운 이야기를 담을 때도 있고 밝힘증이 심한 주인공으로만 보기에는 너무나도 멋진 매력이 있는 캐릭터로 표현되고 있어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는데, 실제로 주인공이 애용하는 '콜트 파이슨' 357 권총에 대한 이미지가 그대로 투영되어 나와 그들의 세계를 이어주는 매개체가 되었고, 당시 꽤 고가였던 '도쿄 마루이사'의 '프라건'을 구입하였던 기억이 난다.

수많은 미녀들의 등장은 큰 충격과 흥분을 안겨주었는데 당시 당연스레 해적판으로 접하게 된 이 코믹스들은 검정색으로 그림이 덧칠해 있거나 대대적인 수정을 한 장면을 가한 것으로만 돌아다녀서 상상만으로 머리 속에 그렸어야 했다. 그래서 역시나 오리지널 일본판을 구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었는데 막상 마주하게 되보니 상상처럼 그리 자극적이지는 않았던 것 같다.

사실적인 배경 일러스트와 많은 총기 지식들, 그리고 일본 도심의 배경을 너무도 자연스럽게 표현해 놓아 일본에 가면 정말 '사에바 료 (당시 국내 해적판에서의 이름은 우수한)'을 만나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대가 있어 항상 나의 머릿 속의 일본 도쿄는 그런 이미지로 자리잡았다.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시티헌터'는 아무래도 코믹스에 비해서 김빠진 디테일과 연출을 보여줘서 실망감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내가 동경해왔던 세계에 이질감을 줄 만큼은 아니었기에 당시 인기있던 다른 애니메이션 보다도 많이 챙겨봤던 것 같다. 게임 CD를 사기 위해 게임숍에서 우연히 발견하게 된 OST를 마주하게 되었을 때의 기분은 그 시절, 그 세계로 나를 이끌어 주었는데, 언제나 이 특유의 일러스트만 보면 환상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 음반 콜렉터 박후성 -

  (다방면의 문화컬렉터로 각종 잡지 및 매체에 음반관련 글들을 싣고 있으며 현재 하이엔드 오디오를 수입하는 회사에서 부장으로 근무하며 활동을 넓혀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