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지나가고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한동안 전혀 귀에 들어 오지 않던 음악이 다시 마음을 잡아 당긴다.

특히나 일본에서는 오늘 (12일) 다운로드가 개시된 니시노 카나의 'Bed Time Story'가 서정미 넘치는 그녀 특유의 보이스로 J-Pop 가을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Sony Music Entertainment

금요일 (14일) 일본 전국 개봉되는 영화 '3D 그녀 리얼 걸'의 주제가이기도 한 이 곡은 여주인공인 나카죠 아야미의 매력이 돋보이는 트레일러 영상에 담아 흐르면서 나도 모르게 일본 아마존에 들어가 싱글 CD 구매 버튼을 누르게 만들었다. 그나마 니시노는 소니 뮤직 소속이어서 한국에서도 전부는 아니지만 주요 히트곡들이 멜론등에서 쉽게 다운로드가 가능하지만, 히트 팝 뮤직처럼 발매 즉시 우리에게 소개가 되지는 않는다. 그러니 굳이 CD를 사려고 해외 구매까지 해야하는 것이 때로는 귀챦아 지기도 한다.

여기서 잠깐 개인적인 아쉬움을 한가지 토로하고 넘어가자면,  21세기가 어느덧 18년이 지나갔는데도 J-Pop을 발매 즉시 다운로드 할 수가 없다니...K-Pop의 아이튠즈 순위 성적은 매일 아침 기획사들의 온갖 보도자료로 펌프 아니 자랑질을 해대면서, 정작 우리는 아이튠즈 차트의 다운이 불가능하다. 애플폰 사용자들을 반쪽폰 사용자로 만드는.....여하튼 이유는 굳이 설명 생략.

다시 니시노로 돌아가서, 'Darling' '취급설명서 (Torisetsu)' 등의 대히트곡으로 한국에서도 매니아가 많은 편인 니시노 카나는 어느덧 데뷔 10년차에 일본의 국민가수급으로 올라 섰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작년에 거행했던 돔 투어 'Many Thanks'를 뒤늦게 나마 영상물로 접하면서 '왜 톱 가수인가?"에 대한 의문이 완전히 해소가 되었다.  

일본의 여성 톱가수하면 제일 먼저 연상되는 앵앵거리는 피치 보이스에 땅딸보 키와 하이힐 (앵앵은 한국도 같지만 그나마 한국은 난쟁이들은 적은 편이다)이 아닌, 듣기 좋은 중고음의 보이스와 본인이 직접 써내려가는 서정적인 러브송 가사들. 그 옛날 우타다 히카루나 하마사키 아유미 시절부터 이어져 오는 "음치 수준으로 노래하는 작은 이쁜이들"이 아닌, 실내에서 눈을 감고 느긋하게 혹은 운전하면서 듣기에 너무나 좋은 노래를 들려준다.

Sony Music Entertainment

한국이 일본 가요에 문을 닫고 있지 않다면 아마도 니시노는 한국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누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참으로 아쉬워진다. 일본 시장이 없었다면 기본적으로 일어서지도 못했을 한국의 케이팝을 생각한다면, 참으로 어색한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