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일본 배우들 중에서 해외에서 가장 잘 알려진 인물을 꼽는다면 '라스트 사무라이'에 출연했던 '와타나베 켄', 설명이 필요없는 '키타노 타케시' 그리고 'Shall We Dance?"의 '야쿠쇼 코지'일 것이다.

(C)TIFF

어느덧 60이 넘은 야쿠쇼 코지는 여전히 왕성하게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작년에는 TBS 드라마 '육왕'을 통하여 오랜만에 브라운관에서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본명은 '하시모토 코지'이지만, 배우가 되기 전에 구청 직원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어서 예명을 '구청'이라는 의미의 '야쿠쇼'로 지었다는 에피소드도 꽤나 유명한 일화이다.

야쿠쇼 코지는 일본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은 걸작들이 꽤나 많은 편인데,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이타미 주조 감독의 '담포포'부터 아오야마 신지의 '유레카'와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우나기'가 첫 손에 꼽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관람했던 작품으로는 역시나 '쉘 위 댄스?'와 '실락원'이다.

리챠드 기어의 헐리웃 리메이크로도 유명한 '쉘 위 댄스?"는 일본에서 개봉되고 4년 뒤인 2000년에 한국에 상륙하면서 '러브레터'와 함께 일본 영화의 한국 시장 개방 초기의 히트작으로 남아 있으며, 춤바람이 난 중년 유부남의 이야기를 너무나도 로맨틱하면서도 유쾌하게 그려 내었다.

(C) 2008 Y.K OFFICE

역시 중년 유부남의 외도라는 소재를 죽음으로까지 몰고가는 '실락원'에서의 야쿠쇼 코지의 연기는 당시 이 작품을 함께 보던 중년의 여성 PD가 눈물을 흘리면서 공감했을 정도였는데, 후에 이영하 주연으로 한국에서 리메이크한 작품은 '세상에 태어나지 말았어야할 졸작'이어서 매우 안타깝기도 하였다.

중년의 전성기를 지나 이제 노령에 접어든 야쿠쇼 코지이지만, 근래에 영화 '오! 루시'에서 보여준 코믹 연기는 '그가 아니면 힘든 역'을 어떻게 소화해 내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으며, 이번 동경 국제 영화제 (TIFF 2018)에서 '쉘 위 댄스' 특별전을 통하여 무대에 오른 그의 모습은 전성기 때의 실루엣이 그대로 살아 있는 댄디한 노신사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어 무척이나 반갑기도 하였다.

(C) 2008 Y.K OFFICE

여하튼 야쿠쇼 코지의 주요 출연작들은 절대로 영화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때문에, 혹시라도 오늘 위에 열거한 작품들 중에서 보지 않은 작품이 있다면, 무조건 필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