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가 거의 없이 포스터에서 풍겨오는 다정다감한 분위기와 오키나와 올로케라는 몇 글자만을 보고 시사회장을 찾아갔다.

저예산에 소위 말하는 펀딩용 스타급 배우들도 출연하지 않지만, "무언가는 건질 구석이 있을 것"이라는 나의 직감을 의심하지 않았다.

일단 영화는 구성, 무드 , 디테일, 편집, 연출의 집중력이 훌륭했다. 일본식 다다미 앵글의 안정감과 적절한 쉼표에 감성적인 피아노 선율이 오키나와의 저녁 노을과 어우러지면서 제작측과 감독이 역설한 "힐링 무비"라는 표현은 결코 과장된 표현은 아니었다.

하지만 의문점이 하나 들어서 보통은 영화를 보고 바로 나오지만, 감독과 배우의 관상 (?)을 보려고 기자 간담회까지 남아서 배우와 감독의 시사회용 멘트를 들어 보았다. 그리고 수긍이 갔다.

나의 의문점은, 모든 것이 다 그럴듯한데, 배우와 감독의 내공이 2% 부족해서 아슬아슬하게 명품이 되지 못하고 A급 짝퉁이 되고 말았다는 점이었고,  실물들을 내눈으로 확인해 보니, 왜 2%가 부족한지 이해가 갔다.

사실 최낙희 감독과 배우 최정원이라는 두 사람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한국 영화로 대변되는 한국 대중문화의 전체적인 총합 지력이 2% 부족하기 때문인 결과물이기도 하다.

대사에서는 딱  한마디만 덜하면 좋으련만 불필요한 한마디가 들어가 있고, 배우의 개인기가 필요한 감정 처리 씬에서는 최정원이 나같은 선수(?)를 끌어 들이지 못하고 살짝 빗겨 나간다.

아마도 부족한 2%는 90년대 이후에 출생한 프로듀서와 감독들이 충무로의 주역이 되는 다음 세대 즈음에 가야 해소가 될 문제이니, 내가 너무 앞서 갔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안타까워하는 이유는, 정말 아주 조금, 미식 축구로 치면 1야드만 더 전진했으면 터치다운이 될 수있었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