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ZOOM IN JAPAN] <27> 일본의 독특한 해장문화 A TO Z

기사승인 2019.05.27  11: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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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즐긴 후에 먹는 음식을 일본에서는 ‘시메’라고 한다. 시메는 특별히 정해진 메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탄수화물이나 염분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라멘이나 오차즈케를 들 수 있으며 그 밖에 주먹밥, 된장국, 죽, 아이스크림, 소바, 우동 등이 있다. 선술집 등 술을 판매하는 곳에서는 이러한 음식의 일부가 메뉴에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지역에 따라 인기 시메가 다르며 색다른 시메 문화도 존재한다. 

술을 마신 후 마지막으로 음식을 취하는 행위는 일본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있으나 일본에서는 포만감을 채우기 위한 목적 이외에 예부터 시메가 식문화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 조금 다른 점이라고도 볼 수 있다.

 

사진 : 일본 관광청

# 시메 문화의 역사

시메 문화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알 수 있는 정확한 데이터는 없지만 이미 에도시대(1603~1868년)부터 술을 마신 후에는 시메를 취하는 습관이 있었다고 한다. 

그 첫번째가 소바로 당시부터 소바집에서는 술과 안주를 먹은 후 마지막을 소바로 마무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것은 ‘소바마에’라 하여 지금도 소바를 즐기는 방법 중의 하나로 일본인들에게는 친숙한 문화다. 

또한 다양한 식재료를 냄비에 넣고 푹 끓여 다 함께 나누어 먹는 ‘나베’가 요리로 발전한 시기도 에도시대부터라 할 수 있다. 나베요리는 술을 마시면서 냄비에 들어있는 해산물, 고기, 채소 등을 안주로 먹기 위함이 주 목적이지만 건더기를 다 먹은 후 남은 스프에 밥이나 우동을 넣어 시메로서 먹는 것 또한 나베를 즐기는 일반적인 방법이다. 

에도시대부터 밥이나 우동을 나베에 넣어 시메로 먹었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술을 마시면서 나베요리를 즐겼던 것으로 보아 현재와 비슷한 방법으로 시메를 즐겼던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이와 같이 일본의 시메문화는 오래전부터 뿌리를 내리고 있었던 것이라 봐도 무방할 것이다.

참고로 라멘이 시메의 대표 음식이 된 이유에는 가격도 저렴한 편이고 심야영업을 하는 가게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더욱이 아미노산, 미네랄, 염분 등 간의 활동을 촉진시키는 영양소가 풍부하고 일본인들이 음주 후에 선호하는 메뉴라는 점도 인기를 얻게 된 이유 중 하나다.

# 일본 각 지역의 시메요리

시메는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대표 시메 음식이라 할 수 있는 라멘은 일본 전국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으나 동일본 쪽이 조금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서일본 쪽에서는 우동의 인기가 높다.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도도부현’(일본의 행정구역)을 중심으로 그 지역만의 시메 음식이나 색다른 시메 음식을 소개한다. 

1. 도쿄 : 라멘, 규동

수많은 음식점들로 북적이는 도쿄. 대표 시메라 하면 역시 라멘을 빼 놓을 수가 없다. 가게는 적어도 3000개 이상이며 한 가게에서 다음가게까지 걸어가는 데 채 몇 분이 걸리지 않을 정도로 그 수는 어마어마하다. 

이러한 이유여서인지 음주 후에 라멘 가게로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들도 여기저기서 손쉽게 찾아 볼 수 있으며 진한 맛, 돼지뼈 맛, 간장 맛, 깔끔한 맛 등 종류 또한 다양하다. 그 다음으로 도쿄에서 인기 있는 시메는 규동이다. 

규동 가게 역시 어딜 가나 있고 심야영업을 하는 가게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 또한 인기의 비결이라 할 수 있다.

2. 오사카 : 라멘, 카스우동

관서지방에서도 라멘의 인기는 높지만 관동지방에 비하면 우동을 시메로 선택하는 사람이 라멘 못지않게 많으며 오사카에서는 ‘카스우동’(오사카 지역 우동)을 많은 사람들이 시메로 즐겨 먹고 있다. 

카스 우동은 고단백, 저지방에 콜라겐이 풍부하게 함유된 카스(아부라카스라고도 하며 소 창자의 기름이 빠질 때까지 바삭바삭하게 튀겨낸 것)를 우동에 넣은 것으로 카스의 겉은 바삭바삭하고 안은 탱탱한 식감이 특징이며 맛 또한 좋아 의외로 우동과의 궁합도 잘 맞는다.

3. 홋카이도(삿포로) : 라멘, 파르페

홋카이도의 대표 시메라 하면 ‘삿포로 라멘’, ‘하코다테 라멘’등 이 지역을 대표하는 라멘을 들 수 있으나 최근에는 삿포로를 중심으로 파르페도 조금씩 인기를 얻고 있다.

신선한 해산물을 시작으로 매력적인 음식들로 넘쳐나는 이 곳 홋카이도에서는 방금 짜낸 우유를 사용한 소프트 아이스크림이나 생크림을 사용한 파르페도 꼭 맛봐야 하는 음식 중 하나다. 

일본의 과일을 아낌없이 사용한 파르페는 일본을 방문한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홋카이도의 요리와 술을 즐긴 후에 시메는 파르페로 마무리한다면 홋카이도 음식 탐방 코스를 제대로 체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4. 오키나와 : 스테이크

TV에서 자주 소개가 되어 화제가 된 조금은 특이한 오키나와의 시메, 스테이크. 오키나와 지역 주민들 대부분이 스테이크를 시메로 선택하는 것은 아니지만 밤늦게까지 영업을 하는 스테이크 가게도 꽤나 많은 것으로 보아 대표 시메라 봐도 이상하지 않을 듯하다. 

그 배후에는 전쟁이 끝난 후 미국 기지가 들어서면서부터 심야까지 가게를 연 곳이 많아졌다고 한다. 그리고 일본 다른 지역에 비해 라멘 가게가 적은 것도 음주 후 시메를 스테이크로 선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5. 미야자키 : 가마아게 우동

동일본 쪽과 비교해 우동의 인기가 더욱 더 높은 서일본의 미야자키 대표 시메라 하면 가마아게 우동을 꼽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우동 면은 삶은 후에 한 번 물로 씻어내는 과정을 거치지만 가마아게 우동은 삶아낸 면을 물로 씻지 않고 뜨거운 상태의 면을 뜨거운 소스에 찍어 먹는 것으로 부드러운 식감과 밀가루 본래의 맛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미야자키시의 전통 가마아게 우동 전문점 ‘토가쿠’등을 시작으로 심야까지 영업을 하는 가게도 있으며 음주 후 시메로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6. 교토 : 카레 우동

최근 교토에서 인기 급상승중인 시메 ‘카레 우동’은 일본풍 육수에 카레를 넣어 만든 우동을 말한다. 일본의 일반적인 카레 우동은 카레 본연의 진한 맛을 우동과 함께 먹는 이미지가 강하나 쿄토의 카레 우동은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원래 교토에서는 안카케 우동이라 하여 걸쭉한 국물의 우동이 인기였으나 그 안카케 우동을 베이스로 카레 가루를 첨가한 것이 계기가 되어 음주 후에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인기를 얻게 되었다고 한다. 참고로 우동의 지역이라 불리는 카가와에서도 우동은 시메로서 인기 만점이다.

7. 주먹밥

나가사키에서는 술을 마신 후 시메로 주먹밥을 먹는 문화가 있다. 그렇게 된 계기는 나가사키시 도자에 있는 창업 50년 전통을 자랑하는 주먹밥 전문점 ‘가니야 본점’ 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주먹밥 이외에도 오뎅이나 일품요리, 오차즈케, 술 안주 메뉴가 있으며 심야까지 영업을 하는 등 지역 주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가게라 할 수 있다.

일본의 주먹밥은 우메보시, 다시마 조림, 연어 등이 주재료로 사용되지만 밥 안에 원하는 식재료를 넣는 것 이외에 특별한 것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주먹밥 전문점 등에서는 예를 들어 카레나 덴푸라 등 다양한 식재료 이용한 색다른 주먹밥도 맛 볼 수 있다. 

편의점에 가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주먹밥이지만 따뜻한 밥에 정성이 담긴 식재료로 만드는 전문점은 편의점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맛이 좋으니 꼭 먹어 보기를 추천한다. 시메로 먹을 경우는 된장국과 함께 세트로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

8. 카나자와 : 라멘, 오차즈케

카나자와의 대표 시메는 간장 라멘이지만 카나자와 중심부 가타마치에 있는 오차즈케 가게 ‘시나노’가 시메 오차즈케 전문점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영업시간은 22:30 ~ 익일2:00로 시메 전문점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는 시간대다. 

우메보시, 절임음식, 연어, 다시마 등 다양한 오차즈케의 건더기가 담긴 접시와 밥, 그리고 육수가 나오면 좋아하는 건더기를 밥에 올린 후 육수를 넣으면 완성이다. 기호에 따라 와사비 등을 넣어 먹으면 더욱 맛이 좋다.

9. 히로시마 : 오코노미야키

일본인에게 히로시마의 소울푸드를 묻는다면 주저없이 오코노미야키를 꼽는다. 이러한 오코노미야키는 당연히 시메로도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참고로 오사카도 오코노미야키가 유명하나 위에서 언급했듯이 대표 시메는 아니다.

오사카의 오코노미야키는 밀가루와 건더기가 혼합된 재료를 철판에 구운 후 면은 따로 넣지 않는다. 하지만 히로시마의 오코노미야키는 건더기를 넣고 그 위에 면을 넣어 굽는 것이 일반적이다. 같은 오코노미야키지만 맛도 스타일도 전혀 다르다. 

10. 후쿠시마(아이즈) : 카레 야키소바

후쿠시마현 아이즈에서는 이색적인 메뉴가 시메로서 사랑을 받고 있다. 그것은 ‘카레 야키소바’. 카레와 야키소바는 일본의 국민 음식이라 불릴 정도로 싫어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인기 메뉴이며 이 두가지 음식을 함께 맛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카레 야키소바다. 토미푸드(현재 폐점)라는 가게에서부터 시작된 이 요리는 대표 서민음식으로 현재는 음주 후 시메음식으로 정착화 되었다. 

엄상연 기자 webmaster@live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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