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게으름뱅이의 모험 (聖なる怠け者の冒險)

모리미 도미히코 (森見登美彦)

朝日新聞出版

'교토'라는 지역은 나에게 있어서 일본의 타지역 보다 굉장한 특별함을 지니고 있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지점, 여유있고 낭만적인 도시, 오랫만에 친정집에 와있는듯한 느낌을 주는 푸근함들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리만큼 다양한 모노톤의 스펙트럼 빛을 뿜어내는 값진 장소이다.

어느 계절할 것 없이 낭만적인 이야기가 넘쳐날 것 같은 이 도시에 가만히 있노라면 이미 어느 소설 속에 내가 들어와있는 듯하다. 

아침마다 시온거리와 가와라마치를 오가며 느껴지는 이 기분은 비단 나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런 멋진 장소를 배경으로 나오는 소설을 곰곰이 떠올려보니 단연 모리미 도미히코의 작품들이 우선적으로 떠오를 수 밖에 없었다.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로 이미 널리 알려진 터이지만 이 전에 앞서 나에게는 '거룩한 게으름뱅이'의 모험이나 '야행'이 먼저 떠오르고는 한다.

환타지적인 발상에 쿄토의 낭만적인 배경을 묘사한 그의 소설들은 교토를 한번이라도 와본 이에게는 보다 특별한 시너지를 줄 수 있겠지만, 소설만으로도 충분히 그려낼 수 있을 만큼 낭만적으로 묘사한 것이 특징이다. 

교토라는 곳은 나의 주관적인 생각일 지도 모르겠지만 슬로우한 도시이다. 느리다는 말보다는 '여유'가 느껴지는 도시라 할 수 있다. 이런 특유의 느낌은 '거룩한 게으름뱅이의 모험'에서도 곧잘 드러나고는 한다. 실없는 농담같은 표현과 솜사탕같은 구름을 바라보듯 정신없고 멍한 낭만적인 이야기, 

그런저런 이야기들이  여유있게 느껴지는 환타지 느와르처럼 이곳에는 히어로 '폼포코 가면'이 등장하며 후계자 자리를 놓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바쁜 현대생활속에서 이런 이색적인 낭만을 맛 보기에는 도미히코의 소설은 언제나 옳다.  

- 문화 컬렉터 박후성 - 

(다방면의 문화컬렉터로 각종 잡지 및 매체에 음반 및 서적 관련 글들을 싣고 있으며 현재 하이엔드 오디오를 수입하는 회사에서 부장으로 근무하며 활동을 넓혀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