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말일 카운트다운 시점에는 'NHK 홍백가합전'을 시청하는 것이 음악 팬들에게는 큰 선물이다.

미국의 그래미 시상식이나 일본의 NHK 홍백가합전이 중요한 이유는, 이 프로그램 하나만을 보아도 한 해 전세계의 Pop을 일괄할 수 있기 때문이며, 특히 또 매년 스페셜 기획은 물론 신선한 아티스트를 발견하는 재미가 정말 쏠쏠하다.

2019년 그래미에서는 St.Vincent의 등장이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고, '69회 홍백가합전'의 경우에는 포크 록 싱어인 '아이묭 (あいみょん)''과 60대의 엔카 가수인 '이시카와 사유리 (いしかわさゆり)'를 접한 것이 큰 소득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2019년 레이와 원년에 맞이한 '70회 NHK 홍백가합전'에서는, 이 리뷰를 작성 중인 지금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 록 그룹 KISS와 요시키 (YOSHIKI)의 조인트 스테이지였다.

KISS는 일본의 가부키 분장을 전면에 내세우며 일본을 전진 기지로 활용하여 전세계적인 레전드 록 그룹이 되었고, 어린 소년 요시키는 11세에 바로 그 KISS를 동경하여 드럼 스틱을 잡았다고 한다. 그리고 2019년의 마지막 날 밤에 KISS와 YOSHIKI가 함께 홍백가합전에 등장한 것.

이미 KISS의 12월 일본 투어를 통해서 그들의 라이브가 화제가 된 바가 있지만, TV 생중계를 통하여 보여주는 것은 또다른 큰 선물.

(C)Mercury

1975년 12월, 당시 중학생이었던 나 역시 매일 밤 흠뻑 빠져 있었던 앨범이 더블 LP로 발매되었던 'KISS Alive'와 싱글 커트 히트곡이었던 'Rock And Roll All Nite (Live)'였다.

이번 NHL 홍백가합전에서는 '호시노 겐' 'Misia' '아라시' 'RADWIMPS' '노기자카 46' '키타노 타케시' 'Perfume' 등등 수많은 톱 스타들의 멋진 무대가 펼쳐졌고, 방송 전에 가장 큰 화제가 되었던 것은 고인이 된 미소라 히바리 (美空ひばり)를 AI로 되살려 신곡을 공개한 것이었다. 미국에서 Roy Orbison을 되살려 공연을 펼친 것을 일본식으로 재구성한 것인데, 완성도가 살짝 떨어져서 사실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추억의 파노라마를 소환한 또하나의 퍼포먼스는 '마츠다 세이코 (松田聖子)'의 히트곡 메들리 스테이지. 나와 동년배인 나이에도 여전히 귀여운 외모를 유지하고 있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 (스스로 거울을 다시 보게 만들었다)

어찌되었던 2019년은 막을 내렸고, 2020년의 아침이 밝아 올랐다.

올해도 미국 일본 한국 어느 나라가 되었건, 내 귀를 즐겁게 해 줄 새로운 아티스트의 출현을 기대해 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