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0엔 보관가게 (あずかりやさん)

오야마 준코 (大山淳子)

ポプラ社

하루 100엔으로 나의 어떤 물건을 맡길 수 있다면? 

'보관'이라는 것은 참 어찌보면 참 매력적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 행동, 기억 등을 모두 아울러 '가지고 있어줄 수' 있다는 것이기에 말 자체로 굉장한 힘과 궁금증을 자아낼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릴적부터 호기심이 많고 무엇인가 수집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늘 그것들을 놓아두고 보관해야 할 공간과 자리의 싸움이 연속이었다.  

모든 사물, 그리고 그것이 놓여진 자리와 공간에는 나름 사연과 추억이 있다고 생각하여 함부로 버리거나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무단 노력을 해왔었다. 행여나 이것은 괜찮겠지, 이 정도는 뭐, 하는 마음으로 어떤 것들을 놓치게되면 결국에는 추억의 한 조각이 없어진 것 마냥 몹시 괴로워 할 정도로 집착을 했었다.

중요한 것이건 중요하지 않은 것이건 나의 추억과 기억의 일부분이 되어버린 이것들의 자리매김은 항상 어디론가 향하고 있는 것은 확실했다.

잃어버렸던 또 잊고 있었던 무언가를 다시 마주할 때는 소중한 것들을 다시 되찾은 느낌인데, 이것은 곁에 있을때는 느껴지지 않는 것으로 나의 공간과 자리에서 떨어지면 알게 되는 그런 값진 것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기억과 망각의 선상에서 살아간다. 어떤 것은 기억속에서 제발 지워졌으면 하는 것도 있고, 지금 이 순간의 느낌은 또는 이것은 영원히 기억했으면 하는 것들도 있지만 그 모든 것들은 떨어져 있어야 그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빨리 깨닫는 이는 드물것이다. 

사람들은 무엇이든 보관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과연 어떤 것들을 맡길까? 말 못할 사연의 편지, 아끼는 물건, 숨기고 싶은 비밀, 여러가지 추억 등 여러가지 것들이 있겠지만 단순한 보관만이 아닌 사연과 추억이 담겨있는 어떤 것들이 보관되는 것 자체가 이미 그 장소를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닐까?   

어떤 물건이던 맡아 보관해주는 가게와 사연이 있어 이곳을 찾는 사람들, 버릴지 보관할지 고민하는 물건들. 이곳은 단순히 물건을 맡아 주는 곳이 아니라 사연과 추억의 보관소이다. 언제든 이곳을 찾게되면 그 모습 그대로 항상 있을 것이기에 그 자체로만도 소중하다.

사연을 물어보지 않는 눈이 먼 점원. 사연을 이야기 하지 않는 여러 형태의 손님.  하지만 있는 그대로 돌아올 것이라는 알고 있기에 이 보관가게는 누군가에게는 영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우리네의 단편적인 기억뿐만 아니라 눈앞에 보이는 현실의 갈등 속에서 사연과 추억은 얼마나 아름답게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를 알게해주는 값진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 문화 컬렉터 박후성 - 

다방면의 문화컬렉터로 각종 잡지 및 매체에 음반 및 서적 관련 글들을 싣고 있으며 현재 하이엔드 오디오를 수입하는 회사에서 근무하며 활동을 넓혀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