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영화는 크게 두 종류로 구별이 된다.

강렬하고 섬뜩한 비주얼과 사운드가 어우러지면서 깜짝 깜짝 놀라게 만드는, 그러니까 제법 돈을 쓴 작품들이 있고, 저예산으로 제작되어 보여줄 것은 없지만, 대신 상상력과 치밀한 연출로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작품들이 있다. 어느 쪽이 되었든, 공포 영화는 결국 무서워야 제맛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 측면에서 7월 15일에 개봉하는 이토요 마리에 주연 '시라이'는 솔직히 무섭지가 않다. 그러니 일단 실패한 작품이라고 감히 단정할 수가 있다. 혹시라도 이 작품을 보고 무섭다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아마도 공포 영화 내성 혹은 면역력이 거의 제로인 사람일 것이다. 그 옛날 J 호러의 붐을 주도했던 '링'같은 작품을 기대하고 있다면, 그냥 패스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이득이다.

그렇다면 개봉을 얼마 앞둔 재미없는 영화를 굳이 리뷰하는 이유는? 일단은 기자 본인의 성격이 삐딱하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평소 좋아하던 여배우인 이토요 마리에가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공포 영화에서는 항상 가장 이쁜 미녀가 먼저 죽어 나가고, 대개 평범하게 생긴 여배우들이 살아 남는다. 그런 면에서 이쁘지 않은 (본래 코미디에 더 어울리는) 주연급인 이토요 마리에를 선택한 것은 쟝르의 법칙을 충실하게 잘 따랐다.

하지만 이런 배우에 대한 개인적 선호도 때문이 아닌, 이 작품을 그래도 '봐줄 정도는 된다'고 소개하는 이유는, 상상력이 독특하기 때문이다. 

개봉 전에 스토리 누설을 할 수는 없지만, 여하튼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코비드-19처럼, 일종의 전염병 성격의 저주가 이 영화의 테마이다. 누가 누구에게 원한을 가지고 저주를 거는 것이 아니라, 불특정인이 불특정한 이유로 무증상 저주를 감염시킨다는 발상. 아마 이러한 점이 현재의 상황과 싱크로나이즈되었기 때문에, 수입사가 영화를 개봉하려는 것으로 짐작이 된다.

극장에서 가슴 졸이며 여자 친구의 손을 잡고 볼 영화는 아니지만, 나중에 VOD가 나오면 집에서 시간 때우기 정도로는 볼만하다.

[사진제공㈜엔케이컨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