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 - 북두의 권 - Original Sound Track

노래  : Heart of Madness (Kodomo Band) 

국내에 일본 음악 및 애니메이션 그리고 망가가 본격적으로 들어왔던 시기는 80년대 중반에서 90년대 초중반이었던것 같다.

가정용 게임기의 보급이 늘어나며 PC 게임이외에 콘솔이라는 분류가 생겨나기 시작하는 엄청난 시기였는데, 고가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소위 보따리로 접할 수 있는 일본산 문화에 열중했던 기억은 아마 당시 누구에게도 한번쯤은 있지 않았을까?

당시 닌텐도의 패미콤과 슈퍼패미콤 등의 게임기의 게임 팩등을 구경하러 세운상가나 용산 등지로 원정을 나서는 일반적인 일상속에서 소소한 즐거움 중에 하나가 애니메이션 및 게임음악 OST를 카세트 테이프로 만나볼 수 있었다는 것인데 (물론 가격은 고가였지만 조약한 프린트로 이루어진 싸구려 공카세트 테이프 버전이라는 것은 피할 수가 없었다), 여하튼덕분에 수많은 명작 애니들을 아주 조금이나마 오리지널로 접할 수 있었다는 것은 정말 행운이었다.

80~90 년대 토리야마 아키라의 드래곤볼이라는 작품이 공전의 히트를 치고 있을 때에 이보다 나에게 더욱 선망이 되었던 작품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북두의 권' 이었다. 이 작품은 당시 해적판으로도 많이 국내에 나와 있었는데 '번개' 라는 이름으로 나오기도 하였고 '북두신권' 이라고 이름은 극중 권법의 이름이 맞기는 하나 등장인물의 이름을 타이거, 라이거 등으로 바꾸어 나오기도 하였으며, 당시 놀라운 폭력성과 잔인함이라는 이슈에도 불구하고 그 특유의 땀내나는 진정한 남자의 만화라는 시너지에 흠뻑 빠져 있었다.

애니메이션도 발매되었다는 소식을 접해듣고 어떨까 하는 마음에 영상물을 찾아보았지만 당시에 애니메이션이라는 것 자체가 정말 구하기 힘든 시절이어서 무한반복의 만화책만 복습을 하다 우연히 신세계를 만나고 난 다음부터 본격적인 애니메이션 수집에 열을 올렸었다.

LD 라는 고가의 매체를 비디오테이프에 복제하여 판매했던 그 시절에 어렵게 구해서 본 이 애니메이션은 기대했던 것 만큼이나 훌륭했는데, 원작에 충실한 작화와 색감, 그리고 무게감 있는 음악의 감동이 나를 사로잡았다.

대부분 사람들이 북두의 권 음악하면 클리스탈 킹 의 'You're Shock' 를 떠올리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제일 처음 접한 'Heart of Madness' 가 그 염세주의적인 배경과 끓어오르는 피로 한발 한발 내딛는 느낌이 가장 무던하게 표현되었다고 본다.

Komodo Band가 불러주는 이 곡은 지금 들어보아도 훌륭하기 그지없다. 당연하겠지만 이곡을 들을때에는 반드시 영상과 함께 보기를 권하며, 음반구성에 있어 한가지 특별한 선물은 펼쳐지는 6절지 만한 내지 즉 미니 브로마이드가 들어있다는 점은 큰 메리트가 아닐 수 없다.    

"너는 이미 듣고 있다!!"

- 음반 콜렉터 박후성 -

(다방면의 문화컬렉터로 각종 잡지 및 매체에 음반관련 글들을 싣고 있으며 현재 하이엔드 오디오를 수입하는 회사에서 부장으로 근무하며 활동을 넓혀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