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 Clamp - 'X' O.S.T ( 'X' - X JAPAN)

클램프, 단순한 닉처럼 보이는 이 괴집단은 90년대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던 만화 그룹이다. 4명의 여성작가로 이루어진 이들은 다채로운 세계관을 공유하며 빼어나고 수려한 그림체와 더불어 다소 묵직한 주제의 플롯으로 엄청난 마니아층을 형성한 최고의 집단이었으며 제법 잔인하고 놀라운 반전이 숨어있다는 매력도 큰 이슈거리였다.

그들의 많은 작품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최고로 생각되는것은 '성전'이라는 작품이었었다. 오컬트적인 요소와 환타지적인 요소가 결합되어 있는 순정, 명랑물로 생각하고 도전하였다가 무게있는 플롯과 알 수 없는 곳에서 느껴지는 섬뜩한 아름다움이 나를 사로잡았으며 더욱이 잔인하고 빠른 전개로 지루할 틈이 없다는 것은 더더욱 매력 만점일수 밖에 없었다.

이들의 이 전설적인 작품을 뒤로하고도 대히트를 친 작품들이 쏟아져 나왔으며 '카드캡터 사쿠라' '초비츠' 등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제치고 가장 강렬한 한방은 바로 'X' 라는 작품이었다.

지구를 지키기 위한 7개의 사자 7개의 봉인, 쉽게 말해 영능력을 지닌 어벤져스가 등장하는 환타지 물인데 당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화제의 작품으로 이것을 우연히 친구 녀석의 컴퓨터에서 떠돌아 다니던 비디오 클립을 보고 한눈에 반해 버렸다. 강렬한 드러밍과 울부짖는 보컬 사이로 빠르게 전개되는 액션의 미장센은 정말 쉴 새없이 지나갔는데 지금처럼 메모리라는 개념이 없던 시대라 디스켓 또는 스카시 외장하드 그것도 아니면 CD로 구워서 자료를 무한반복으로 돌려보았다.

역시 이 뛰어난 클립의 주인공은 X-JAPAN이었고 그때 당시 알고 있던 이들의 송가 '엔드리스 레인'과 '쿠레나이'에 한곡이 더 추가되는 순간이었다.

바로 'X' 이곡이 나의 로망이 되어 버렸다. 음반을 구하러 알아보려 다니는중 X-JAPAN의 앨범 중 블루블러드에 이 곡이 들어가 있는 것을 알게되어 한없이 기뻤으나 당시 엄청난 고가였던 X-JAPAN의 음반을 오리지널로 산다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았고 비교적 저렴한 OST를 알아보았다. 화면이 보이지 않아 도통 감정 이입이 되지를 않는 점도 앨범 선택에 한몫을 하였던 것이다.

집에 있는 앨범 무덤에서 소개해보리라 마음 먹었던 '쿠레나이' 싱글 앨범을 꺼내들고서도 정작 듣고 있는 것은 화면에 작은 사이즈로 펼쳐지는 'X' 클립인것을 보면 얼마나 이 곡이 나에게 각별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이 짧은 클립 속에 그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작품이다.

- 음반 콜렉터 박후성 - 
 (다방면의 문화컬렉터로 각종 잡지 및 매체에 음반관련 글들을 싣고 있으며 현재 하이엔드 오디오를 수입하는 회사에서 부장으로 근무하며 활동을 넓혀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