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요, 라흐마니노프 (おやすみラフマニノフ)

나카야마 시치리 (中山 七里)

宝島社

서점을 한동안 나가지 않고 있었다. 지리적인 위치가 일부러 가야한다는 핑계도 있긴 하지만 방랑 중인 나에게는 도통 발걸음이 떨어지기 힘든 모양이다.

그래도 우연한 동기부여를 자급해서 둘러 볼 기회가 있었는데 나카야마 시치리의 이 책을 발견하는 순간 몹시 흥분할 수 밖에 없었다.

미사키 요스케가 나오는 두번째 이야기. 그것으로 충분하였다. 팬의 입장이라기 보다는 '안녕 드뷔시'에서 보여주었던 그 음악의 파노라마가 너무 환상적이어서 이름만으로도 설레였던 것 같다. 오 이번에는 제목을 보니 '라흐마니노프' 인가 보다.

이번에는 음대생활을 해나가는 젊은 친구들이 주무대를 이루며 명기 '스트라디바리'의 밀실 도난으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되는데, 미사키 요스케의 등장과 더불어 추리사건 보다는 음악 판타지적인 분위기가 더욱 느껴지는 것은 개인적인 생각일 것이다. 

전작처럼 잔잔하게 눈에 보이듯 흐르는 피아노의 소리가 지배적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이번에는 '바이올린'의 풀어내림이 대놓고 마냥 가슴을 뒤흔드는 매력이 있었다. 둘의 묘한 매력을 적절하게 잘 묘사해놓은 것이 칭찬받을만 하며, 특히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에서의 내달림은 전작에 이어 나를 몹시 흥분되게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모든 사건과 배경과 감상의 구심점은 피아노이기는 하다.

추리소설을 배경으로 한 음악 판타지 신작을 깊이 환영할 만하며 다음편으로 쇼팽을 준비하다고 하니 내심 기다리지 않을 수가 없다.

- 문화 컬렉터 박후성 - 

(다방면의 문화컬렉터로 각종 잡지 및 매체에 음반 및 서적 관련 글들을 싣고 있으며 현재 하이엔드 오디오를 수입하는 회사에서 부장으로 근무하며 활동을 넓혀가고 있습니다)